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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조로 방위비 협상 분위기 반전…트럼프 최종 재가는 ‘아직’

입력 : 2020-04-01 19:13:04 수정 : 2020-04-01 19: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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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끌어온 협상 한숨돌려 / 연간 인상률 조정 남아 있지만 / 매년 인상분 요구 부담은 덜어 / 美 ‘코로나19’ 韓 방역지원 약속 / 트럼프 태도 급변에 영향 분석 / 막판 재검토 가능성 배제 못해

한·미의 제11차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1일 알려지면서 한·미 간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알려진 대로 10% 플러스 알파(α)의 인상률로 협상이 마무리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50억달러 요구 이후 2년 넘게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SMA 협상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맹의 공평한 분담 책임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기조는 이후에도 여러 동맹 사안에서 한국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긴장관계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1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연합뉴스

◆5년 다년 계약에 10%보다 다소 인상될 듯

정부 및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협상에서 이미 기술적, 제도적 보완 사항을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올해 협상에는 총액과 인상률, 적용기간 정도가 쟁점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협상이 아직 잠정 타결 상태이지만 5년 다년 계약에는 양측의 의견이 합치한 것으로 보인다. 제9차 이전에는 5년짜리 협상을 체결했지만, 10차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담금 인상 요구에 우리 측이 강력하게 맞서면서 1년짜리 한시적 계약을 체결했었다.

연간 인상률을 협정에서 어떻게 정했느냐가 쟁점으로 남아 있지만, 매년 미국의 인상의 요구에 맞서야 하는 수고는 덜게 된 셈이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인상률은 10%보다 다소 증가된 수준으로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50억달러를 요구했었고 우리 측은 ‘합리적 수준의 분담’을 넘어설 수 없다며 버텨왔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가 40억달러 수준으로 낮아졌고, 이후 우리 측이 무기구매 등 동맹 기여, 대미 무역 흑자 감소 등을 꾸준히 제시하며 협상단 차원에선 올해 초부터 인상률이 10% 플러스 알파 수준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매번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재도 여전히 실무차원의 협상을 사실상 종료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의 요구보다는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분담금 인상률은 제8차 협상 이후 매번 증가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총액을 요구한 다음 요구 수준을 줄여 분담금을 인상하고도 양보한 것처럼 보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늦어지는 공식 발표…미국 왜 태도 바꿨나

하지만 최종 발표 시까지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협상 특성상 정부 당국자들은 발언을 아끼고 있다. 전날 오후 정은보 수석대표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무급휴직에 유감을 표시하는 영상메시지를 발표할 때만 해도 내부적으로는 최종 타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밤 사이 갑자기 분위기가 급진전되면서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양국 정상의 최종 재가는 여전히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대로 10%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인상률이 최종 결정될 경우 미국이 당초 입장에서 물러서는 것인 만큼 결정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급격한 태도 변화를 두고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한국의 방역 지원을 요청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사안을 분리해서 접근하는 정상 간 외교의 특성상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주한미군 韓 근로자 무급휴직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체결 지연으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직이 시작된 1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입구에서 카투사 장병들이 출입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조합원들이 무급휴직 상태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이대로라면(10% 플러스 알파) 선방한 협상이지만 미국이 방위비 인상에 들여온 공을 생각할 때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막판에 뒤집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지난 2년간 한·미동맹의 큰 숙제였던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일단락지었지만 변화된 미국의 동맹외교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기여 요구, 미·중 갈등에서 한국의 태도, 이후 주한미군 운영방식의 변화 등이 향후 또 다른 방위비분담금 청구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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