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독과점 갑질’ 논란을 빚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을 또 겨냥했다.
이 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 “국민 무시에 영세상인 착취하는 독점기업 말로는 어떻게 될까요?”로 시작하는 글로 최근 논란이 된 배민을 언급했다. 이어 “단순 플랫폼 독점으로 통행세 받는 기업이 인프라 투자자이자 기술문화자산 소유자인 국민을 무시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라며 “돈만 밝힌다고 돈을 벌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1위 배달앱 배민은 지난 1일부터 월 9만8000원 정액제 중심에서 건당 5.8% 정률제로 수수료 방식을 바꾸면서 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을 앞둔 상황에서 수수료를 올리려는 꼼수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후 이 지사 등이 공공앱 개발 등을 거론하며 압박하자,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헤아리지 못하고 새 체계 도입했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오픈서비스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전주 동기와 비교 분석해 보면 부담이 늘어난 업주와 줄어든 업주 비율이 거의 같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난 분들에 대한 보호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에서 보완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배민 측이 사과했지만 ‘수수료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며 바뀐 ‘정률제’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우아한 형제들의 박태희 상무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 세계 주요 플랫폼 업체들의 기본요금제는 다 수수료 기반”이라며 “(기존)월정액 광고료 그게 이상한 방식이다. 앱에서 주문이 성사돼서 식당 주인들에게 이익이 생길 때 앱에도 소액의 매출이라도 일어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라며 ‘정률제 백지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이 지사는 “성공한 기업들이 왜 사회공헌에 윤리경영을 하고, 어려운 시기에는 이용료를 깎아주며 공생을 추구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며 “국민과 소비자는 기업을 살릴 수도 있지만, 죽일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공공앱을 개발하겠지만, 그 사이에라도 대책을 세워야겠다”며 “배달앱 아닌 전화로 주문하고, 점포는 전화주문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도민을 보호해야 하는 지사로서 적극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여러분께서 소비자와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달라”고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배민의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배달 앱 개발을 비롯해 입법 제안, 세무조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카드 수수료도 법으로 제한하는 것처럼 배달앱 업체들의 이용료 결정에 대해 법적 상한을 두거나 일정한 심사를 거쳐 결정하게 하는 제도가 바람직하다”며 “국회를 통해 입법이 가능하도록 요청하자”고 말했다. 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배민의 기업결합 심사과정 등에서 독과점 등 부정적 측면들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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