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뉴스가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보도해 파문이 인 가운데 정작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80세 생일을 맞은 국가유공자에게 생일상을 선물했다는 동정 기사를 내보내 눈길을 끈다. 북한 전문가인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CNN 보도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신변’에 관한 보도에 북한이 즉각 대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 위원장이) 여든번째 생일을 맞는 김일성훈장 수훈자이며 노력영웅인 평양시농촌경리위원회 전 고문 리신자와 김정일상계관인이며 교수, 박사인 김책고업종합대학 연구사 리시흡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보내주시었다”고 김 위원장의 근황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이후 시찰이나 회의 등 사진이 공개되는 활동을 하지 않은 채 모범 주민에 생일상이나 감사를 보내거나 외국 수반에 축전을 보내는데 그쳤다. 이에 CNN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북한 외교관을 지낸 태구민(태영호) 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북한에서 ‘최고 존엄’이라고 불리는 김씨 일가의 동선과 신변은 국가적인 극비 사안으로 일반 주민들은 물론 최고위 간부들도 거의 알 수 없다”며 언론이 보도한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태 당선인은 과거 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지도자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됐을 때마다 수일 내로 공식석상에 나타나 건재함을 드러낸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 이상징후에 대한 파악과 혹시 모를 급변사태에 대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한편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생일상 선물 같은 근황을 보도하면서 이날 CNN 보도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보도로써 부인할지,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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