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우리(미국)는 김 위원장이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알다시피 북한은 매우 폐쇄적인 사회”라며 “그들은 김정은의 건강을 포함한 많은 것들에 관한 정보 제공에 인색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전개 상황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모른다고 밝히면서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CNN에 방송된 영상에서 미국이 김 위원장의 상태를 알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정권 승계에 관해 묻는 질문에 “그것(김 위원장의 상태)이 어떻게 돼가는지를 봐야 하기 때문에 그것(북한 정권 승계)에 관해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정권 승계에 대해 “기본적인 가정은 아마도 가족 중에서 누군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미국이 김 위원장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세계의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의 전개 상황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이 훌륭한 정보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동안 탑 위에 많은 파수꾼을 두고, 그것이 바이러스든 해외의 적국이든지 간에 미국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CNN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엔케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조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불참하면서 의혹이 확산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로이터는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의 언급을 소개한 바 있다.
러시아 역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해당 보도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 모른다”고만 언급했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이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 “공식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북한은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이 여든번째 생일을 맞는 김일성훈장 수훈자이며 노력영웅인 평양시농촌경리위원회 전 고문 리신자와 김정일상계관인이며 교수, 박사인 김책고업종합대학 연구사 리시흡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보내주시었다”고 짤막한 동정을 보도하긴 했다. 해당 보도에 김 위원장의 사진 등은 없었다. 우리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현재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도 없는 상태라고 발표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