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가해 사실을 고백하며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한사람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면서 “경중과 관계없이 용서받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런 잘못을 안고 시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모든 허물을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3전 4기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잘 해내고 싶었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지만 유일한 선택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 한 사람으로 기억해 달라.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시장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도전 3번 실패 후 4번 도전 끝에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부산시장 자리를 꿰찬 것은 1995년 첫 민선 지방선거 이래 처음이다.
오 시장은 최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오 시장이 ‘일신상 이유’로 사퇴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고, 건강 악화가 사퇴 원인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이 제기됐다. 오 시장은 위암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고, 최근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런 추측에 힘이 실렸으나 성추문으로 인한 불명예 사퇴로 시장직을 떠나게 됐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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