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의 노력과 희망 속에서도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는 축구계도 마찬가지. 감염 확산 속에 대부분 리그가 중단된 지 한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재개된 리그가 전무하다. 5대 빅리그는 6~7월 개막을 모색중이지만 이마저도 실현될지 확신할 수는 없다.
결국, 유럽축구연맹(UEFA)가 시즌 취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4일 “각국 축구의 재개를 검토하고 있으나 건강이 우선이다. 정부 명령이 있거나, 재정적인 위험이 있을 경우 시즌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리그 취소는 물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과 유로파리그 등 유럽대항전도 완주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한발자국 물러섰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일부 국가 리그들이 이미 조기종료를 선언해 이에 발맞춰 기준을 만들 필요성도 컸다.
축구팬들이 촉각을 곤두세울만한 원칙도 함께 발표됐다. 바로 리그 조기 종료시 차기 시즌 유럽대항전 출전권 부여의 기준이다. UEFA는 “합법적으로 2019~2020시즌이 종료될 경우, 2020~2021시즌 유럽대항전 출전권은 2019~2020시즌 국내리그 성적에 따른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원칙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리그가 종료된 시점의 순위를 기준으로 출전권을 부여하겠다는 것. 이 기준에 따르면 스페인 라 리가는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레알 소시에다드가 출전권을 얻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리버풀, 맨체스터시티, 레스터시티, 첼시가 티켓을 딴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유벤투스, 라치오, 인터밀란, 아탈란타, 독일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라이프치히, 묀헨글라드바흐가 차기 시즌 UCL 진출팀들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리그 중단 초기부터 유럽축구계에서는 조기 종료시 UCL 출전권 부여기준은 ‘뜨거운 감자’였다. 여러 팀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탓이다. 중단 시점이 기준일 경우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모든 팀이 1경기씩만을 치른 시즌 반환점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최근에는 ‘UEFA 계수’를 바탕으로 클럽대항전 출전팀을 정할 수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UEFA 계수는 최근 5년간 거둔 성적을 기반으로 한 수치라 ‘강팀 간의 대결’이라는 UCL의 흥미 요소는 살릴 수 있지만 역시 형평성 문제가 남는다. 결국, UEFA는 여러 선택지 중 가장 직관적인 ‘중단시점 순위’를 기준으로 택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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