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사망설’을 불식시키고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0일 미국 CNN 방송이 “수술 후 위중한 상태”라며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지 거의 2주일 만이다. 외신은 김 위원장의 건강 못지않게 그가 ‘재등장’ 무대로 삼은 평안남도(평남) 순천인비료공장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1일(현지시간) 순천인비료공장이 지니는 의미에 관한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순천인비료공장은 북한이 농업 생산을 늘려 식량난을 해소하고자 2017년 착공한 곳이다. 다만 이름처럼 비료만 생산하는 게 아니고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추출 작업에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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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SNS를 통해 “비료공장은 흥미로운 이중 목적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도 SNS에서 김 위원장의 순천인비료공장 방문 기사를 소개하며 “이것과 같은 공장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비료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라늄도 사진 속에 있을 수 있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들버리국제연구소의 마거릿 크로이 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순천인비료공장은 농업 생산 확대와 더불어 우라늄 추출 작업도 벌일 수 있어 북한이 외부 세계로부터 핵 활동을 숨기는 데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에서 크로이는 “북한이 매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원료(옐로케이크) 양에 대한 추정치를 크게 바꾸고, 그 결과 북한이 생산 가능한 핵탄두량 추정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한 뒤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이 종적을 감춘 후 외부에 얼굴을 드러냈다는 사실만큼이나 방문 장소도 의미심장한 것일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 위협을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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