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유가와 금값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일단 원유는 흐림, 금값은 맑음이다. 국제유가의 경우 과잉 공급 우려가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압도하면서 지난 5일간의 연속 오름세를 마치고 6일(현지시간) 하락 반전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현시점에서 유가가 오른다는 건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었던 탓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57달러(2.3%) 내린 23.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으로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원유 수요가 급감한 데다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유가는 급락을 거듭했다. 그러다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원유 수요가 바닥을 찍었으리란 낙관론이 제기됨에 따라 WTI는 이달 들어 50% 넘게 급등한 바 있다.
KKM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분석가는 “원유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놀라운 상승 움직임에 WTI 차익실현이 이뤄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재개방하더라도 원유 수요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계속 풀고 있어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달 21일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재정적자를 확대함에 따라 18개월 내 금값 전망을 온스당 2000달러에서 3000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한경금융서비스 재무지원단 오영창 수석PB는 “각국의 원유 저장고가 꽉 차 있어서 받을 데가 없으니 유가는 더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며 “떨어지는 게 정상인데 급락과 급등하는 건 투기성 자금”이라고 진단했다. 반대로 금은 코로나19 위기에 현금 수요가 늘면서 잠깐 반 토막이 났지만 내년까지도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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