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종(44·사진) 전 아나운서가 ‘강남 8학군’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8학군’은 1980~1990년대 서울시교육청 고교 배정 학군 중 강남·서초구가 포함된 곳으로, 교육 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지구로 인식됐다.
8일 방송된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조우종이 출연했다.
2014년 KBS 연예대상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한 그는 “KBS 사장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지만, 2년 후 퇴사하며 프리랜서가 됐다.
그는 프리 선언 후에도 KBS에 터를 잡고 라디오 ‘FM대행진’의 ‘쫑디’로 활동 중이다.
조우종은 중학교 2학년 시절 방황하던 자신에 활발한 성격을 되찾아준 김정선 담임 선생님을 찾아나섰다.
조우종은 “서울 강남의 시골이라 불리는 ‘원터골’에서 4살 때부터 자란 ‘서울 촌놈’이었다”며 “논밭 옆으로 소가 다니고 두꺼비가 뛰어다니며 주민 모두 정겹고 가족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터골 자연에서 뛰어놀며 활발한 어린이로 자라다 서초동의 아파트로 이사해 강남 8학군 중학교로 진학하며 성격이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학우들은 조우종이 시골에서 왔다며 텃세를 부리고 괴롭혔다. 조우종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겉돌게 됐고 성격도 내성적으로 변했다.
조우종은 중학교 2학년 때 김정선 담임선생님을 만나며 전환기를 맞는다.
김 교사 역시 초임 교사로 지방에서 올라와 사투리를 쓴다며 놀림받고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도 감수해야했다.
김 교사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조우종과 매일 등굣길을 함께하며 “선생님도 적응중이야”라고 위로를 건넸다. 홀로 자취 생활을 하며 급히 출근하느라 덜 말린 머리에 빵을 먹으며 출근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조우종도 ‘동지애’를 느꼈다.
‘인생을 표현하라’는 주제로 내준 과제에 ‘인생은 끝없는 고난의 연속’이라고 제출한 조우종에 깜짝 놀란 김 교사는 그를 따로 불러내 상담했다. 힘든 학교생활을 털어놓은 조우종에 김 교사는 아낌없이 응원했다.
김 교사의 권유로 반장 선거에 나간 조우종은 친구들의 투표에 힘입어 당선됐고, 바닥까지 떨어진 자신감을 점차 되찾아갔다. 그는 활달하고 주도적인 성격을 김 교사 덕에 찾았다고 말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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