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에 마스크 200만장을 긴급 지원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감사를 표했다.
외교부는 한·미 코로나19 대응 공조 차원에서 미국 정부에 마스크 200만장을 긴급 지원했다고 이날 새벽 밝혔다. 지난 3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논의한 코로나19 공동대응의 후속 조치로, 국내 상황과 마스크 수급,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마스크는 미측 화물기를 통해 수송된다.
현재 마스크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됐지만, 정부는 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경우 인도적 지원 목적의 해외 공급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에 마스크 지원을 공식 요청한 국가는 70여개국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피해가 크고 의료·방역 여건이 취약해 마스크가 긴급하게 필요한 국가, 외교·안보상 지원 필요성이 있는 국가 등을 마스크 해외 공급대상 선정기준으로 정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피해 정도도 크지만, 특히 양국간의 관계에 대한 고려가 긴급 지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국내 마스크 수급 상황과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해외 반출을 금지하기 전인 지난 2월 정부가 민간이 마련한 마스크를 수송 지원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대규모로 마스크를 지원한 적은 있었지만 수출이 금지된 뒤 단일 국가에 정부가 지원하는 규모로는 이번이 최다 수준이다.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와 청와대가 마스크 200만 장을 미 연방재난관리청에 제공했다며 큰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70년 전처럼 중요하고 굳건하다”고 말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