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이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쏠리고 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에 이어 KLPGA 투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딛고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중 가장 먼저 시즌을 재개한다. 무대는 14∼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40야드)에서 열리는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이다. 역대 최고 상금이 걸린 이 대회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중단으로 국내에서 훈련중인 스타들이 대거 출전해 팬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 줄 전망이다.
KLPGA 투어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으로 2020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달 국내 개막전으로 열릴 예정이던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등 대회가 줄줄이 취소됐다. KLPGA 챔피언십도 한 차례 취소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기금으로 다시 열리게 됐다.
국내 개막전인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인데다 5개월만에 열리는 만큼 ‘역대급‘으로 치러진다. 출선선수들의 얼굴이 화려하다. KLPGA 투어 사상 최다인 150명이 출전하며 해외파들이 대거 포진했다. LPGA 투어는 지난 2월 호주여자오픈 이후 ‘휴업’이 이어지고 있고 오는 7월 하순 재개될 예정이다. 이에 국내에서 훈련중이던 톱랭커들이 실전감각을 다듬기 위해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LPGA 투어 선수중에는 세계랭킹 3위 박성현(27·솔레어), 6위 김세영(27·미래에셋), 10위 이정은(24·대방건설), 김효주(25·롯데)가 나선다. 또 JLPGA에서 뛰는 배선우(26·다이와랜드), 안선주(33·모스버거), 이보미(32·노부타그룹)도 함께한다.
국내파중에서는 지난 이 대회 포함 시즌 5승을 휩쓸고 주요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해 6관왕에 오른 최혜진(21·롯데)과 2018년 이 대회 우승자 장하나(27·비씨카드)가 출전해 시즌 첫 메이저 타이틀을 놓고 해외파와 자존심을 건 샷대결을 펼친다.
이번대회 총상금은 30억원(우승 상금 2억2000만원)으로 역대 최고이며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성현과 최혜진의 샷 대결이 볼만하다. 두 선수는 1라운드에서 한조로 묶여 동반라운드에 벌인다. 박성현과 최혜진은 2017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인연이 있다. 박성현은 당시 생애 첫 메이저 여왕에 올랐고 아마추어 신분이던 최혜진은 2타 차 단독 2위에 올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혜진이 박성현의 파워 드라이브샷을 넘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상금은 모든 출전선수에게 지급되며 최하위인 150위도 624만원 가량을 받을 수 있다.
대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1000만원짜리 ‘워크 스루’형 특수 UV 살균 소독기가 설치됐고 선수 등 모든 대회 관계자들은 체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선수들은 2m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하고 악수는 금지다. 클럽과 볼 등 개인 장비를 수시 소독하도록 1인당 1개씩 장비 소독용 스프레이도 지급된다. 마스크 착용은 경기 중에는 자율이지만 티오프 전과 라운드가 끝나면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 캐디는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식사도 ‘1인 식탁’으로 진행된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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