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이젠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을 받은 기사 및 기자들까지 싸잡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언론의 비판이 일반 대중 사이에 먹혀들며 자신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데 따른 ‘분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잘못 수여된 퓰리처상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이른바 ‘저널리스트’라는 사람들은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퓰리처상은) 제대로 된 진짜 기자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물론 세계 언론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을 ‘가짜 퓰리처상’(Fake Pulitzer Prizes)이라고 부른 점이 눈길을 끈다. 이제껏 수여된 퓰리처상 중 일부가 가짜뉴스 및 그를 보도한 기자에게 돌아간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가 2018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파헤친 보도로 퓰리처상을 탄 것이 대표적이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위해 몰래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기사가 퓰리처상을 받은 건 오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유력 정치평론가 브릿 흄이 미 언론의 러시아 스캔들 보도 및 퓰리처상 수상을 일컬어 “내 50년에 걸친 언론인 생활 중 겪은 최악의 낭패”라고 발언한 것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인을 평가하며 퓰리처상을 거론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인에 대해선 “바로 이런 사람이 퓰리처상을 받아야 한다”고 추켜세우곤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꿈을 접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사회주의적 성향을 문제삼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니스트 킴벌리 스트라셀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해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11월 3일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등록 유권자의 비율은 38%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찍겠다고 응답자(46%)에 8%포인트나 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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