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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말, 전북 완주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화상벌레가 나왔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그해 10월까지 전국에서 화상벌레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계속되었고, 사람들에게 화상벌레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사실 화상벌레는 ‘청딱지개미반날개’라는 딱정벌레의 일종이다. 이 곤충의 독성 방어물질인 ‘페데린’이 사람의 피부에 닿았을 때 화상과 같은 통증과 상처가 생겨 붙여진 별명인 셈이다.

청딱지개미반날개의 형태를 자세히 보면 색이 화려하고 매우 예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딱지날개가 짧게 변형되어 ‘반날개’라는 이름이 붙었고, 외부 형태가 개미와 유사하여 ‘개미’라는 이름이 추가되었다. 또, 파란색 또는 초록색의 화려한 금속성 딱지날개로 인해 ‘청딱지’라는 이름이 붙어 ‘청딱지개미반날개’가 되었다. 이들과의 접촉에 의한 피부염으로 해충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들지만, 사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매미충류처럼 농업 해충을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이다.

청딱지개미반날개가 세간의 관심을 얻은 또 다른 이유는 외국에서 유입된 침입외래종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청딱지개미반날개에 의한 피해가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보고되어 그런 것일 뿐, 이 곤충은 북아메리카와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사는 자생종이다. 청딱지개미반날개는 1936년 일본인 학자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국내외 연구자에 의해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심지어 제주도나 독도와 같은 도서지역에서도 청딱지개미반날개가 서식하고 있다.

이렇듯 특정 생물에 대해 잘 몰라서 불거지는 국민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잘 전달되어, 청딱지개미반날개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자생생물이라는 사실이 널리 인식되었으면 하는 연구자로서의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박선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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