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18일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당내 ‘엄호’ 기류에서 변화가 감지되는 발언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광주에서 호남지역 당선인들과 오찬 회동을 한 후 기자들로부터 윤 당선인 사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며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 관련 보도를 지켜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흐름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 위원장의 언급은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한 엄호 속에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고 밝혀 온 기존 당 입장과 차이가 있어 주목된다.
앞서 윤 당선인과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논란에 이어 부정회계 의혹에 휩싸였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의연의 회계 의혹이 불거진 지난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정의연 활동과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정의연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고민정, 이수진 등 민주당 당선인 14인은 성명을 내고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빌미로 친일·반인권·반평화 세력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운동을 폄하하려는 부당한 공세에 불과하다”고 14일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30년간 정의연이 해온 노력을 존중하고 높이 평가한다”며 “정의연이 설혹 작은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활동의 의미와 성과가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6일 정의연이 2012년 현대중공업이 지정기부한 10억원으로 경기도 안성에 마련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조성 및 운영과 관련한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여론은 더욱 냉각됐다.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의 소개를 받아 시세보다 비싼 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는 의혹과 쉼터 관리를 윤 당선인의 부친이 맡았다는 사실까지 보도되자 여권 내에서도 논란을 짚고 가지 않으면 사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어제, 오늘 여론의 변화가 분명히 있다고 보인다”며 “여론 변화뿐 아니라 저희 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의 여론 변화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도 일반 형사부가 아닌 경제전담부이기 때문에 수사가 굉장히 속도 있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윤 당선인은 오늘 중에 분명히 소명해야 한다. 엊그제 분위기와는 조금 달라진 분위기”라고 경고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