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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입력 : 2020-05-19 07:12:06 수정 : 2020-05-19 0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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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코로나 완전 종식될 때까진 유사한 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린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해 "위기 앞에서 인류는 각자 도생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로 진행된 세계보건기구(WHO)의 제73차 세계보건총회(WHA) 초청연설에서 "위기일수록 세계는 '상호 신뢰와 포용'으로 단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WHA 초청연설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2004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연설을 한 적 있다 이번 연설은 지난달 6일 데트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문 대통령과 통화 당시 요청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자유(Freedom for all)'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먼저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모두를 위한 자유'의 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은 나라 중 하나였고, 공격적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빠르게 찾아내야만 했다"며 "도전과 위기의 순간, 한국 국민들은 담대한 선택을 했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웃'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위험한 대상으로 여기고 봉쇄하고 차단하는 대신,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먼저 지켰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했다"며 의료인들의 헌신과 시민들의 나눔 노력, 24년만의 최고 투표율에도 1명의 감염자도 없었던 21대 국회의원 총선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웃'의 범위는 '국경' 너머로까지 확장됐다. 국경을 막지 않고 교류를 계속하는 한편, 형편이 허용하는 대로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비롯한 방역물품을 나눴다"며 "높은 시민의식으로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실천하며 방역의 주체가 돼준 국민들 덕분에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고, 정부도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단 검사와 창의적인 방식으로 국민의 노력을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해 일상과 방역이 공존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며 "또 국외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대유행이 여전히 위협적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새로운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협력하는 힘은 바이러스가 갖지 못한 인류만의 힘"이라며 "'코로나'는 인류 공동의 가치인 '자유의 정신'까지 위협하지만, '자유의 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각국 대표단에게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에 입각해 세계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그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Δ보건취약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 및 방역 경험 공유 Δ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 ΔWHO 국제보건규칙을 비롯한 관련 규범을 신속한 정비 및 기속력 확보 등 3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모두가 '코로나'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은 올해 총 1억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위기 대응과 출입국 정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갈 것이고, 인류의 건강을 함께 지키기 위해 WHO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에 대해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서 전 세계에 공평하게 보급돼야 할 것"이라며 "한국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WHO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한국은 세계백신 면역연합, 글로벌 펀드, 국제 의약품 구매기구, 국제 백신 연구소에 공여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감염병 혁신 연합에도 기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WHO 국제보건규칙을 비롯한 관련 규범을 빠르게 정비하고 기속력을 갖춰야 한다"며 "우리는 언제라도 올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위기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감염병 관련 정보를 국가 간에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과 협력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협력 방안들이 더욱 구체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모두를 위한 자유'의 가치를 더욱 굳게 공유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위기극복을 앞당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희망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17일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관련해 "신속한 접촉자 파악과 진단검사에 의해 추가 확산의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일일 확진자 수는 다시 10명대로 떨어졌고, 그중 국내 감염자는 최근 이틀 연속 한 자릿수로 크게 줄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우수한 방역체계가 다시 한번 발휘되고 있다"며 "국민들의 협조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확진자 중에는 교회 예배 참석자와 콜센터 직원도 있었지만, 집단 감염의 확산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변화"라며 "'마스크와 거리두기'라는 방역수칙을 잘 실천한 것이 추가 확산을 막는 안전판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는 유사한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며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체계를 갖추고 있고, 위기 앞에서 힘을 모으는 세계 최고의 국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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