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두고 갈라진 진보… “예의 없다” vs “국민에 대한 예의는?”

우 “사실 확인 없이 매도”… 정의당 “민주당이 사실 확인 나서란 말“

후원금 유용 의혹 등을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두고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와 정의당이 충돌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윤 당선인을 비판하며 민주당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우 전 대표는 “실망스럽다”고 입장을 내놨고, 이에 정의당이 유감을 표시하면서 진보진영 내 시각차를 드러냈다.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 뉴스1

우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심 대표가 지난 1400차 수요집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같이 하던 이에 대하여 사실 확인도 기다리지 않고 매도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문제 제기로 하나 되어 외쳤던, 같이하던 이가 여론몰이에 놓였다면 최소한 여론에 의한 문제 제기가 타당한지 충분한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예의가 아닐까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도 전도 같이 질타하는 것은 매우 정치적”이라며 “양쪽 이야기와 객관적 사실 확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주변과 함께 돌을 던지는 행위를 보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우 전 대표는 또 다른 글에서 “집단 몰이에 놓인 약자를 대상으로 그에 동참하는 사람이나 집단이란 인권이나 약자 보호와는 거리가 먼 정치꾼에 불과하지 않을까”라고 적기도 했다. 우 전 대표는 윤 당선인 논란과 관련해 그간 ‘엄호’ 기조를 유지해 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심 대표는 전날 당 상무위원회에서 윤 당선인 논란 관련해 “그동안 해명 과정에서 여러 차례 번복이 있었고, 가족 연루 의혹들도 제기돼 스스로 해명하는 것은 더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게 됐다”면서 “민주당이 뒷짐 지는 것에 대해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민주당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심 대표를 겨냥한 우 전 대표의 비판 관련해 정의당은 즉각 유감을 표시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정당의 대표가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개인적 연고의 틀로 가두어 ‘인간의 예의’를 운운한 전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대표의 발언은 유감”이라며 “윤 당선인에 대한 검증 책임이 있는 더불어시민당의 당시 대표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 페이스북 캡처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심 대표에 대해 ‘사실 확인도 기다리지 않고 매도하는 모습’이라고 오히려 매도한 우 전 대표의 발언은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정의당이 요구한 것은 바로 그 사실 확인을 당 차원에서 책임 있게 추진하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 전 대표는 다시금 페이스북 글을 남겨 “공인에 제기된 의혹의 내용 확인도 없이 조치나 행동을 서두르는 것이 정치인들의 국민에 대한 예의인가, 아니면 의혹 확인에 필요한 내용을 관계기관에서 확인한 후 책임을 묻는 것이 정치인들의 국민에 대한 예의인가”라며 논쟁을 이어갔다. 그는 “단지 궁금한 것은 후보자 검증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정의당으로서 당의 후보자가 과거 속했던 모든 단체의 회계까지 검증했는지는 의문”이라며 “그렇지 않으면서 시민당 검증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보기 흉한 내로남불로, 부끄러운 여론몰이”이라고 주장했다.

정은나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