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원금 유용 의혹 등에 휩싸인 윤미향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향해 즉각 해명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고발한 사건을 맡은 검사가 어떤 분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25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주 윤 당선인에 대해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며 “(윤미향 고발 사건을 맡은) 서부지검 형사4부의 최지석 부장검사가 어떤 일을 했던 분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이명박 내곡동 사저 사건을 다뤘던 검사이기 때문에 수사는 매우 빠르게 그리고 강도 높게 이뤄질 것으로 예견했다”며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민주당이 사실 규명을 하고, 본인 해명을 차근차근 충분히 듣는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수사 국면으로 들어가면 행정안전부 또는 외부 감사기관에 의한 감사, 또 민주당에 의한 자체 조사에 의한 어떤 규명 등이 사실상 불가능한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며 “역시 예측한 대로 전광석화 같은, 광범위한 압수수색이 있고 계좌추적이 있었다. 지금 사실 규명을 해야 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이해찬 대표의 소위 ‘함구령’이라는 표현도 그런 현실을 반영한 진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근 ‘윤미향 사퇴론’이 거론되는 등 당내 의견이 갈리자 “개인 의견을 분출하지 마라”는 ‘함구령’을 내리며 입단속에 나섰다.
다만 박 의원은 ‘이 대표의 함구령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저한테 뭐라고 말씀 안 하셨다. 아주 반갑게 악수도 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윤 당선인이 피의자가 됐고, 광범위한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원칙으로 돌아가서 그분에게도 방어할 기회,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측면을 말씀드린다”며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뭐라고 얘기하시든 간에 수사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에 좀 미래지향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후 추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날 이 할머니가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윤 당선인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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