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청와대 회동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 출범과 때를 맞춰 야당과 ‘협치’를 하겠다는 자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추진해 보라”고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지시했고, 전날엔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통합당 주호영 양당 원내대표와 오찬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양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 정국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계속 이어갈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지 만나야죠”라고 밝혀 ‘문·김 회동’ 성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소 껄끄럽게 생각하는 김 위원장과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을 계속 만나려고 할 것이고, 대표 회담은 안 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로 비대위 대표를 맡아 민주당이 여당인 새누리당을 제치고 제1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듬해 5월 실시된 조기 대선을 2개월 앞두고 당을 떠나 문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공개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느꼈다. 정치 도의를 떠나 기본적인 인성의 문제”라고 비판까지 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몇 차례 영수회담을 요구했으나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을 ‘패싱’하는 대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청와대에서 두 번 가졌다.
8월 2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선출되면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그동안 여야 대표 회동 여섯 번, 여야 원내대표 회동 네 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단독회동을 한 번 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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