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공범 ‘부따’ 강훈, 재학 중이던 서울과기대서 제적돼

학생 신분 ‘n번방’ 연루자의 첫 징계 사례

미성년자를 비롯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인 ‘부따’ 강훈(19·사진)이 다니던 대학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학생 신분인 ‘n번방’ 사건 주요 연루자들 중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첫 사례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강군이 올해 1학년으로 입학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최근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29일 강군에 대한 제적 처분을 내렸다. 서울과기대 학칙상 재학생 징계는 근신과 유기정학, 무기정학, 제적 등 4단계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제적은 퇴학 권고와 명령 퇴학으로 나뉜다. 이 대학은 강군에게 가장 무거운 처분인 명령 퇴학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명령 퇴학 처분을 받으면 재입학이 불가능하다.

강군은 n번방과 유사한 성격의 텔레그램방인 박사방 개설 초기부터 부따라는 닉네임을 쓰며 피해자들에게 성착취 영상물 제작을 요구하고, ‘박사’ 조씨를 도와 박사방 관리·홍보와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 역할을 한 혐의로 지난달 6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달 27일 열린 첫 공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박사) 조씨의 협박 때문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n번방 사건 피의자들 중엔 강군 외에도 학생 신분인 이들이 여럿 있다. 이 가운데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4)은 재학 중이던 국립 한경대학교 측으로부터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 한경대는 아직 징계위를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은 경찰에 수사 결과를 회보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피의사실 공표 등 문제로 혐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뒤 징계 처분을 내릴 법적 근거를 찾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청소년 신분인 n번방 사건 연루자들이 다니는 학교 중 소속 학생의 범죄 사실을 인지한 학교들도 징계 절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 넘겨진 일부 피의자는 다니던 학교를 이미 자퇴한 경우도 있다.

김주영 기자 [e-mail]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