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지난 9일(현지시간) 오전 11시45분쯤(중부 표준시 기준)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교회에서 일반인과 정치인 등 조문객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미국 CNN과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은 플로이드가 지난달 25일 사망한 지 정확히 보름 만에 열린 것으로,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를 보냈다.
텍사스주 출신 앨 그린 민주당 의원은 “플로이드에게 죄가 하나 있다면 단지 흑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라고 이번 사태를 둘러싼 배경을 거듭 언급했다.
인권 운동가로 활동해온 알 샤프톤은 “신께서 세상에서 버려진 돌(rejected stone)을 데려가 향후 세계의 인권을 뒤바꿀 움직임의 주춧돌(cornerstone)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플로이드의 사망이 세상에 미친 영향을 묘사했다.
티모시 제임스 왈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에 고통을 느껴야 했던 8분46초를 떠올리며, 같은 시간 동안 침묵 속에 장례식을 지켜봐달라고 조문객들에게 요청했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플로이드가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여론전을 벌이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지금은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플로이드의 딸 지아나를 거명한 뒤,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하며, 그의 마지막 안식처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옆으로 정해졌다.
휴스턴시는 그가 영면에 들어간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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