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3∼5월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가 매달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휴직·휴업이 증가하면서 5월 전체 취업자의 총 노동시간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인 2월에 비해 6200만시간 감소해 주40시간 일자리 155만개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하 노사연)는 15일 ‘코로나 위기와 5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유선 노사연 이사장은 통계청 자료가 아닌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에서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를 구한 뒤 전월 또는 2월 대비 증감률을 살펴봤다. 통계청은 일시휴직과 관련해 계절요인이 통제된 계절조정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시휴직자는 3월 161만명, 4월 149만명, 5월 102만명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조사가 1982년 7월 월별로 조사주기를 변경한 이후 처음으로 각각 100만명을 넘어섰다. 1982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시휴직 최대치는 2014년 8월 88만명이었다.
2월 대비 5월에 증가한 일시휴직자는 60세 이상(12만명)이 가장 많았다. 30대(8만명), 29세 이하(8만명), 40대(7만명), 50대(5만명)가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전문가(9만명), 단순노무직(8만명), 서비스직(6만명) 순이었다.
코로나19 위기 석 달째인 지난달 전체 취업자의 주당 총 노동시간은 2월에 비해 5.6% 감소했다. 2월 10억9800만 시간에서 5월 10억3600만 시간으로 줄었다. 김 이사장은 “줄어든 노동시간을 주40시간 일자리로 환산하면 일자리 155만개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충격은 청년층을 강타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일자리(40만개)가 가장 많이 감소했고 40대 36만개, 50대 33만개, 29세 이하 30만개, 60세 이상 25만개 순이었다. 감소율은 29세 이하(8.1%), 30대(6.9%), 60세 이상(5.5%)순으로 컸다.
김 이사장은 지난 10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 발표로 언론이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39만명 감소”라고 보도한 데 대해 “코로나19 위기로 감소한 취업자는 39만명이 아닌 87만명”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지난해 같은 달이 아닌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월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절조정자료를 통해 취업자를 분석한 결과 2월 취업자는 2752만명, 5월은 2666만명으로 총 87만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세 달간 감소한 취업자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하지만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의 감소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2008년 11월부터 금융위기 첫 6개월간 취업자는 25만명 감소한 반면, 1998년 1∼3월 외환위기 첫 석 달 감소한 취업자는 103만명으로 집계됐다.
5월 계절조정 취업자는 4월(2650만명)에 비해 15만명 증가했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 “5월 중순부터 물리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노인일자리 사업 재개, 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럼에도 2월 대비 5월 취업자 수가 87만명 감소한 것은 그만큼 코로나19 위기가 고용에 끼친 부정적 효과가 크고, 그 상처가 오래갈 것임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계절조정 실업자는 3∼5월 세 달간 31만명이 증가했다. 취업자 감소폭에 비해 실업자 증가폭이 크게 적은 데 대해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영향을 정확하게 알려면 실업자 추이보다는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더해진 ‘무직자’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무직자는 92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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