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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605명에 정리해고 통보…최종구 대표 “피눈물 나는 고육책” VS 노조 “철회해야”

입력 : 2020-09-07 22:29:18 수정 : 2020-09-07 22: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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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 “인력 조정은 인수 의향 밝힌 측의 핵심 요구사항. 인력 감축 없이 한달 버티기도 쉽지 않아” 호소
조종사노조, 정리해고 철회 안 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법률 대응도 진행키로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고용유지 촉구 정당·노동·시민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이 이스타항공 측에 정리해고 명단 발표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무산 후 재매각을 추진 중인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이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노동조합 측은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법적 대응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7일 오후 정리해고 대상 직원 중 동점자와 휴직자를 뺀 605명에게 개별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근로자 대표, 조종사 노조와 수차례 협의해 근무 평가와 근속연한, 부양가족 수, 상벌 등 정리해고 기준안을 만든 뒤 이를 점수화해 기계적으로 산출했다”고 대상 선정과정을 설명했다.

 

다만 사측은 “정비부문 인력은 현재 항공기 보유 대수를 기준으로 산정해 정리해고하지 않았다”며 “향후 항공기 증가와 국제선 재운항을 고려하면 현재 인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98명이 희망퇴직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남은 직원은 모두 590명이 된다. 항공기 6대 운항에 필요한 인원과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에 필요한 필수인력 등을 고려한 인원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3월 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국내선을 모두 셧다운 할 당시 1680명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5개월여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인력 감축을 해야 해당 직원이 실업급여나 체당금(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임금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제도)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정리해고는 재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도 보인다.

 

최종구 대표도 이날 사내 게시판에 “이번 인력 조정은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측의 핵심 요구사항”이라며 “인력 감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더 이상의 시간을 지체하면 회사는 한달 버티기도 쉽지 않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피눈물이 나지만 재도약을 위한 말 그대로 고육책”이라며 경영 정상화 후 정리해고 대상 전원의 재입사를 약속했다. 

 

이들의 정리해고 시점은 내달 14일이다. 특히 그 대상에는 그동안 사측과 각을 세워왔던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도 포함돼있다.

 

이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8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대량 정리해고 철회와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재 출연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법률 대응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의 이번 정리해고 통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첫 대규모 구조조정인만큼 재매각 성사 여부와 업계 다른 기업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이목이 쏠린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 인수 기업을 선정해 내달 중 M&A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스타항공 측에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기업 4곳과 사모 펀드 등을 포함해 10여곳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이들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보냈으며 예비 투자자의 회신에 따라 회계 실사 결과 등을 포함한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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