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청와대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까지도 문재인 대통령의 4차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남북협력사업 제안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었다. 청와대는 남북관계가 극적인 반전을 보일 가능성에 대해서 희망적 관측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전날 “남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나가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졌던 희망적 관측은 무색해졌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강수를 두고 향후 도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긴급 소집해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1년 전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제안을 한 상태고, 당연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남북이 협력해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했다”면서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 개별관광 등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협력사업을 열거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