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문형욱(25·대화명 ‘갓갓)의 공범인 안승진(25)이 마스크와 모자 없이 대중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텔레그램 성범죄와 관련한 다섯 번째 신상 공개 대상이 된 안씨는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안씨는 검찰로 향하기 위해 23일 오후 2시쯤 경북 안동경찰서 유치장을 빠져나와 로비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섰다. 검은색 반소매 티와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안씨의 키는 163㎝ 남짓으로 다소 마른 듯한 체격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 얼굴은 그대로 드러났다.
안씨는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분들과 피해자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2015년에 만 12세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네 정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범행으로 돈을 따로 벌지 않았는데 왜 계속 범행을 저질렀냐’는 물음에는 “저의 음란물 중독으로 인한 것 같다”고 했다. ‘2019년에 갓갓과 연락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는 “성적 호기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포토라인에 선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호송차에 올라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015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십여명의 아동·청소년에게 돈을 준다고 꾀어낸 뒤 협박해 노출 영상을 전송받아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다.
안씨는 2015년 4월에는 SNS로 알게 된 만 12세 미성년자를 직접 만나 성관계도 가졌다. 지난해 3월에는 n번방 문형욱의 지시를 받고 피해자 3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 제작을 시도했다. 같은 해 3월부터 6월까지는 아동 성 착취물 1000여개를 유포하고, 9200여개를 소지하기도 했다.
안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과 음란물 제작, 강제추행, 협박 등 10개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와 함께 성 착취물을 만든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한다”고 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