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천안 계모에 살인 혐의 적용… 커지는 시민 분노 “신상 공개하라”

9살 아이 가방에 가두고 올라가 수차례 뛴 계모 / 시민들 잔인함에 기막혀

의붓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사망에 이르게 한 A씨에게 검찰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연합뉴스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 안에 가두는 등의 학대를 한 여성에게 검찰이 학대 치사보다 무거운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여성·강력범죄 전담부(부장검사 이춘)는 29일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 혐의로 A(41·여성)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이날 밝혔다. B군의 친부(43)는 아들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26일 검찰에 송치돼 수사받고 있다.

이 사건을 심의한 검찰시민위원회 역시 만장일치로 A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아동을 가둔 가방에 올라가 수차례 뛴 것도 모자라 가방 안에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며 “가방 속 아동의 울음과 움직임이 줄었음에도 그대로 방치,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검찰, 시민위원회의 엄벌 결정에 이어 시민들은 A씨의 잔인한 학대에 분노하며 신상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법원 판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검찰이 살인 혐의를 적용한 만큼 법조계도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해 아동이 느꼈을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이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말해주고 이같은 비극적인 일의 재발 방지 등 공익적인 차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으로 보인다.

앞서 A씨는 지난 1일 정오부터 저녁까지 동거남의 아들인 B(9)군을 여행용 가방에 무려 7시간 동안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3시간 동안 감금하고 그대로 방치해 B군을 숨지게 했다.

당시 B군은 A씨에게 “숨이 안 쉬어진다”며 여러 차례 고통을 호소했지만 A씨는 되레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가방 속에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넣는 등의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작년 7월부터 최근까지 12차례에 걸쳐 B군 이마를 요가 링으로 때려 상해를 가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아동의 친모와 동생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