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기든지에 관계없이 북한과 미국은 다시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20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장 교수는 특히 북한은 중국에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16일 북한이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남북관계가 불안정해질 경우, 중국이 직면해야 하는 지정학적 위험을 부각시켰다”고 했다. 또 “만약 북한이 남한에 대해 군사 조처를 한다면 지정학적으로 좋든 싫든 이웃 국가인 중국은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개성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배경으로 “한·미관계는 물론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경제적 지원과 도움을 북한에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은 남북 간 해빙기에 대남 특사외교에 나섰다. 그러나 우호적인 남북관계는 지속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남한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장 교수는 “근본 이유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에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장 교수는 존 볼턴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신간인 ‘그것이 일어난 방’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최대 경제적인 압박을 계속 가하거나, 또는 군사행동에 의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게 하고,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만 협상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결론을 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핵보유국을 중국의 문 앞에서 놔두는 것이 미국에 이익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며 “하나는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완전히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또 만약 이를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그때는 군사력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미 관계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달라질 수 있다”며 “
중국과의 관계없이 미·북이 언젠가는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에 대해서는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오는 11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이 트럼프를 꺾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취약한 경제 상황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비축을 걱정해야 한다”며 “정권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 이는 누군가를 끌어들 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북한은 실패 국가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다”며 “중국 내 극소수 사람들만이 북한이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이야기를 꺼내며 “핵무기를 보유한 작은 나라는 세계에 심각한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조상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멀리서 친구를 사귀고 가까운 적을 공격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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