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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박원순 관련 첫 사과… 靑은 여전히 침묵

입력 : 2020-07-13 18:08:20 수정 : 2020-07-13 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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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일로 생긴 시정 공백에 책임 통감… 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측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의 구체적 내용을 소개한 뒤 진상규명을 요구한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하던 여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처음 ‘사과’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강훈식 수석대변인을 통해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예기치 못한 일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강 대변인을 통해 “당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직후인 지난 10일만 해도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관해 묻는 기자를 향해 “그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합니까”라고 반문하며 “XX 자식 같으니”라고 욕설을 내뱉었던 이 대표가 180도 바뀐 것이다.

 

이는 이날 오전 박 시장 영결식이 치러지면서 장례 절차가 일단락된 점,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 박 시장의 성추행 정황이 상당히 구체적이란 점, 박 시장의 사망으로 관련 형사사건 자체는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끝나는 게 불가피하지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무척 큰 점 등을 두루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간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주된 지지 기반이었던 여성계가 등을 돌린 것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12일) 한국여기자협회가 성명을 내 정부·여당을 성토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한데 이어 이날은 한국여성변호사회가 가세했다. 여성 변호사들은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시장 장례를 5일에 걸쳐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른 것은 부적절했다며 정부·여당을 질타했다. 피해 호소 여성에 대한 연대 입장을 밝히며 진상규명과 ‘2차가해’ 엄벌도 촉구했다.

이 대표와 달리 청와대는 여전히 박 시장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론적으로라도 청와대의 입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섣불리 문 대통령이 ‘유감’의 뜻을 표명하기라도 했다간 이번 사태 파장이 향후 국정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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