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 재로 고향 경남 창녕에 돌아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해가 13일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는 박 시장의 유언에 따라 부모 합장묘 옆에 자연장 형태로 안치됐다.
이날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박 시장의 유해는 오후 5시 30분쯤 생가와 선영이 있는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에 도착했다. 유족은 고인이 1970년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상경하기 전까지 살았던 생가에 먼저 들러 영정을 모신 뒤 장지로 향했다.
‘기억합니다. 못다 한 꿈 우리가 지키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린 생가 근처에는 운구 행렬이 도착하기 전 지지자 등 300여명이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허성무 창원시장,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생가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서울에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민주당 기동민·박홍근 의원 등이 유족과 동행했다. 박 시장 영정사진이 장지로 이동할 때 일부 지지자는 사진을 붙잡고 흐느끼기도 했다.
유족은 박 시장 유해를 땅에 묻은 뒤 그 위로 낮은 봉분을 하나 만들었다. 유족은 조만간 비석을 하나 제작해 박 시장 유해가 묻힌 곳에 세울 예정이다.
이날 경남경찰청은 교통 안내를 위해 인력 120여명을 투입, 차량을 통제했다. 창녕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검사소를 선영과 생가 주변에 3개소 설치하고 군청 공무원은 방문객의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 등을 안내했다.
앞서 박 시장 영결식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 영결식 현장에는 유족과 시·도지사, 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명만 참석했으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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