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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6층 사람들’… “사태 왜 못 막았나” 커지는 책임론 [박원순 성추행 의혹]

입력 : 2020-07-16 19:01:51 수정 : 2020-07-16 19: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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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정치권과 소통하며 행보 관리… 朴 전 시장 지근거리서 보좌 역할
고한석 前실장·최병천 前보좌관 등 이미 자리 떠나… 수사협조 난망
안철수 “은폐했다면 범죄 집단”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고소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된 16일 서울시청 로비에 층별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이제원 기자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이후 날이 갈수록 서울시청 ‘6층 사람들’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 박 전 시장 최측근이었던 이들이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6층 사람들’이란 박 전 시장을 보좌한 서울시 정무라인 인사들을 말한다. 박 전 시장 집무실이 있는 서울시청 6층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6층 사람들’이라고 불렸다. 이들 대부분은 일반직 공무원이 아니라 박 전 시장이 외부에서 데리고 들어온 별정직 공무원들이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다. 주요 업무는 청와대, 정치권, 시청 직원 등과 소통하면서 박 전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정치적 행보를 관리하는 것이다.

고한석 전 비서실장과 최병천 전 민생정책보좌관, 장훈 전 소통전략실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지방별정직 공무원은 ‘단체장이나 의장의 임기 만료나 퇴직 등과 함께 면직된다’고 규정돼있어 6층 사람들은 박 전 시장 사망으로 자동 면직됐다. 다만 임순영 젠더특별보좌관(젠더특보) 등은 임기가 정해져있어 서울시에 남았다. 그러나 서울시를 떠난 이들도, 남은 이들도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6층은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한 장소이기도 하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는 시장 집무실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비서실 비서관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한다. A씨가 수년간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만큼 6층 사람들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황인식 서울시대변인이 15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직원 인권침해 진상 규명에 대한 서울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전날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민관조사단을 꾸리겠다고 밝히면서도 서울시 내에서 성추행 호소가 묵살된 과정 등에 대해서는 어떤 해명도 하지 못했다. 임 특보에 대한 질문이 수차례 나왔지만 “임 특보가 직접 답해야 할 일”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시 자체적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임 특보는 책임이 더욱 크다는 의견이 많다. ‘젠더특보’는 박 전 시장의 젠더 관련 이슈를 ‘처리’하는 직책이 아닌 서울시의 젠더 관련 정책 및 시정활동을 보좌하는 직책이지만, 피해자의 고소 당일 서울시 외부로부터 ‘시장님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 전 시장에게 해당 사실에 대해 물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피해자가 서울시 직원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가해자에게 사건을 알린 셈이 된다.

향후 민관조사단의 조사가 진행되면 6층 사람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서울시를 떠난 이들이 얼마나 협조할지도 미지수다. 입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비서의 업무는 심기 보좌하는 것’이라며 조직적으로 범죄를 비호하고 은폐했다면 서울시청 6층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피해 여성을 억압하고, 권력자는 비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침묵을 강요하는 거대한 범죄 카르텔”이라고도 했다.

박 전 시장의 조카인 오덕근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청에 (박 전 시장과) 함께 있는 어공들만 100명에 가깝다는데 그들이 왜 진작 시장이 힘든 눈치를 못 챘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한탄했다.

또 오씨는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유가족들이 가족장으로 치르려고 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간청으로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장례절차를 협의할 떄 유족대표로 내가 참석했는데 유족들은 가족장으로 조용히 마치고 싶다고 했지만, 의원 한 명이 ‘절대 안 된다’며 서울특별시장을 주장했다”며 “정치적 후유증이 클 거라고 했지만 ‘그 부분은 민주당이 짊어질 문제’라고 해서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렀다”고 적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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