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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집값 안정 위해 모든 수단 강구”

입력 : 2020-07-16 18:35:59 수정 : 2020-07-16 22: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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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만에 국회 연설서 강조
“부동산 투기로 돈 못벌게 할것”
여야, 부동산·공수처 등 대립
민주 밀어붙일 땐 파행 불가피
47일 만에… 21대 국회 지각 개원식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21대 국회가 임기 시작 47일 만인 16일 개원식을 열고 정상화했다. 1987년 민주화 시대가 열린 이후 가장 늦게 개원하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해온 기존 관행을 무시하고 원구성 협상을 추진하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독식 국회’를 만들어냈다. 이에 따른 야당의 반발로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대화와 타협의 원칙이 가동되기 힘든 갈등 상황에서 출범하게 됐다. 여권이 추진 중인 부동산 대책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쟁점 현안 처리도 야권을 배제한 상태에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는 이날 개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연설과 박병석 국회의장의 개원사를 들은 뒤 여야 의원 전원의 선서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지난해 10월22일 시정연설 이후 9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없다”며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 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하여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년 넘게 이루지 못했던 개혁과제인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을 20대 국회에서 마련해 권력기관 개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회기 중에 (공수처장) 추천을 완료하고 인사청문회도 기한 안에 열어주실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 감독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유통산업발전법 등 공정경제와 상생을 위한 법안들도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당장 부동산 관련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세법과 임대차 3법을 처리할 것”이라며 “고가주택 집주인들이 세금 인상분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차단하려면 임대차 3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질문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하지만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집 가진 사람들을 모두 범법자 취급하는 징벌적 과세에 조세저항 움직임마저 보인다”고 비판했다.

 

공수처 설치를 놓고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공수처법 위헌 여부를 가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관련 협상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으로 공수처 관련 안건들을 밀어붙이면 국회 파행은 불가피해진다.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재계와 통합당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법안이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최근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긴 상법개정안을 발의했다. 다중대표 소송은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의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게 한 제도로 기업에선 소송 남발 등으로 인한 경영권 침해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을 상향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에는 박 의원뿐 아니라 박정·전해철 의원도 관련법을 발의하며 동참했다.

 

정보위원장으로 당선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16일 국회에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민주당은 이날 개원식에 앞서 열린 본회의에서 전해철 의원을 정보위원장으로 선출하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자당 의원으로 채웠다.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불참했고 정의당은 참석했으나 투표는 하지 않았다.

 

이현미·박현준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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