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권구도 李·李 양강체제로… 전대서 金과 연대 세 확장 전망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발목을 잡고 있던 선거법 위반 관련 판결에서 벗어난 뒤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부동산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소신 발언을 내놓고 여야 의원들과도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공공병원에 이어 민간병원에도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여야 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정책 협조를 요청한 것이지만 ‘이재명표 정책’을 통해 입지를 키우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신천지 과천본부에 대한 강제조사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중앙정부에 앞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며 이슈를 선점해왔다. 오는 23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다.
현재 여권의 대권구도는 대부분의 ‘친문(친문재인)’ 의원이 관망하는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이 지사의 양강구도로 재편되는 추세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지지모임이었던 ‘손가락 혁명군’ 등 독자적인 열성 팬덤을 보유하고 있으나 당시 문재인 후보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반감을 샀다. 이 지사가 대권 행보의 일환으로 오는 민주당 전대에서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과 연대해 세 확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지사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의원과의 친분을 묻는 질문에 “이낙연 의원과 나는 살아온 삶의 과정이 너무 달랐다”면서 이 의원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지사는 이 의원에 대해 “그분은 엘리트 대학(서울대 법대) 출신이고 기자(동아일보) 하시다가 (김대중 총재에게) 발탁돼서 정치권에 입문해서 국회의원으로, 도지사로 정말로 잘하신 분”이라고 평가한 뒤 “저는 변방에서 흙수저 출신에 인권운동, 시민운동하다가 (성남) 시장을 한 게 다지 않나”고 했다.
민주당 현역의원 중에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인물은 4선의 정성호 의원이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정 의원은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캠프의 총괄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재선 중에는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초선에서는 이규민 의원이 이 지사 측 인사로 분류된다. 김영진 의원은 지난해 5월 이 지사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이 지사를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돌려 1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규민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직후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한정 의원도 2심 법원이 이 지사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의 문제를 진단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며 이 지사를 측면 지원했다. 임종성 의원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선거와 도지사 선거에서 이 지사를 도왔다.
원외에서는 이종걸, 유승희, 제윤경 전 의원이 이재명계로 꼽힌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국제의원연맹(IPU) 총회에 참석해 각국 의원들로부터 이 지사 구명을 위한 탄원서 서명을 받았다.
이현미 기자, 수원=오상도 기자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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