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서 발발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들어 서울과 부산, 충북 등에서도 관련 신고가 잇달았다.
다만 당국은 “인천을 뺀 서울과 부산, 경기에서는 정수지나 수도관 등이 아닌 외적 요인으로 유충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민이 샤워를 하다가 바닥에서 유충을 발견했다고 중부수도사업소에 신고했다.
이에 상수도사업본부는 민원인의 샤워기와 세면대, 싱크대, 저수조, 관리 사무실, 경비실, 인근 지점의 9곳에서 수돗물 시료를 채수하고 검사를 시행했으나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고 밝혔다.
시는 수도 공급·관리의 체계에 구멍이 생겨 유충이 수돗물을 통해 배출된 것이 아니라 외적 요인을 통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인천 공촌정수장은 개방형이어서 벌레 유입에 취약점이 있다”며 “(서울의)폐쇄형은 건물 안에 (정수장이) 있고 방충 시설이 있어 벌레 유입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산에서도 아파트와 주택의 세면대, 욕조 등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고 신고가 11건이나 접수됐다.
충북 청주에서도 가경·용암·비하·금천 등에서 4건의 민원이 제기된 상태다.
전날까지 경기도에서는 화성 9건, 광주 2건, 파주 2건, 시흥 1건 등 모두 14건이 접수된 바 있다.
주된 유충 출현지인 인천에서는 166건이 접수됐다.
인천시는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날벌레가 고도 정수처리 시설에 알을 낳고, 여기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로를 따라 가정집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전국 정수장에게 긴급점검 지시를 내렸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환경부 주관으로 인천시 등 관계 지방자치단체, 기관과 협력해 신속히 원인 조사를 시행하고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우선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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