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고(故) 박원순 성추행 의혹’으로 연일 여당과 정부를 압박하며 ‘특검’ 카드까지 꺼냈다.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 관련 수사가 미진하면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박 전 시장의 사건이 성추행을 넘어 비밀 누설, 그다음 수사 포기 등 또 다른 범죄와 결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미적거리거나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면 통합당은 특별검사 도입을 강력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의 태도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이성윤 중앙지검장은 박 전 시장에게 알렸는지 청와대에 보고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 사건을 중앙지검이 맡고 있어서 수사받아야 할 사람이 하는 우스운 상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검찰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어떤 조처를 했는지, 그 과정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이 없었는지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 국민들께 밝히라”고 촉구했다.
앞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A씨를 대리하는 변호사 및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A씨가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부장검사는 고소 대상이 박 전 시장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야권은 ‘박원순 사태’ 2주간 여당과 청와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피해자 A씨를 ‘피해호소인’이라 지칭한 것을 놓고도 ‘2차 가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도 연일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피해자에게 위로를 전했다가 오후 ‘청와대가 아닌 대변인 개인적인 입장’이라고 정정한 것과 관련,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2년 전 문 대통령과 지금 문 대통령의 진심이 다르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며 “여성을 위하는 척, 약자를 돌보는 척하는 가식과 위선의 정부가 아니라면 14일째 침묵을 이제는 깨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