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실종된 한인 교수, 끝내 숨진 채 발견… 용의자 2명 구속

실종 114일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채준석 교수. 애리조나주립대 홈페이지 제공, 연합뉴스

지난 3월 실종됐던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의 한인 교수가 실종 114일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고 미 ABC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애리조나주 매리코파카운티 보안관실은 실종됐던 채준석 교수의 주검을 지난 17일 서프라이즈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보안관실이 지난 3월25일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벌여온 지 114일 만이다.

보안관실이 쓰레기 매립장으로 수색 초점을 맞춘 것은 애리조나주에서 한참 떨어진 루이지애나 슈리브포트 경찰로부터 용의자들에 관한 정보를 얻고 나서다. 슈리브포트 경찰은 채 교수 소유의 차에 타고 있던 제이비언 에절(18)과 게이브리엘 오스틴(18) 등 3명을 조사한 끝에 이들이 채 교수를 살해했다고 판단, 3월30일 매리코파카운티 보안관실에 이를 통지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교외에서 채 교수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파악했다. 보안관실은 애리조나로 송환된 에절과 오스틴을 1급 살인, 무장 강도, 차량 절도 등 혐의로 붙잡아 수감했다. 범행 동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5월11일부터 서프라이즈의 쓰레기 매립장에서 광범위한 수색을 벌이기 시작했고, 채 교수의 유해와 다른 범행 증거들을 발견했다.

채준석 교수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제이비언 에절과 게이브리엘 오스틴. ABC뉴스 화면 캡처

채 교수는 1998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미 미시간대학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과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진에 합류한 그는 학생들로부터 사랑받는 교수였으며, 4건의 미국 특허를 취득하고 수많은 논문을 쓰는 등 학문적 성취를 이룬 연구자였다고 ABC는 전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성명을 내고 “우리 대학 공동체의 일원이었던 채준석을 잃게 돼 비통하다”며 “채 교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우리의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