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송영길(사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전 뉴질랜드 주재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친한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런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위원장은 1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한국인 외교관 A씨가 성추행했다는) 대상이 40대 초반의 180cm,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라며 “다만 피해자가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하고 친한 사이다. 남성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씨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에 관해 “오버라고 본다”고 했다.
지난 7월2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한·뉴질랜드 정상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A 외교관의 2017년 성추행 사건을 언급했다. 국가 정상간 대화에서 특정 개인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와 관련해 송 의원은 “프로토콜 (외교 의전)에 어긋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필리핀 주재 한국 대사관 총영사로 재직 중인 A씨는 2017년 말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3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뉴질랜드 정부는 A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요구했고, A씨는 사가 시작되기 직전 임기 만료로 2018년 2월 뉴질랜드를 떠났다. 이후 외교부는 감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고 2019년 2월 A씨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피해자가 2019년 10월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하면서 뉴질랜드 사법 당국은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주뉴질랜드대사관과 대사관 직원의 정당한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뉴질랜드 총리까지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양국에 큰 이슈가 됐다.
A씨는 지난 17일 근무지인 필리핀에서 귀국했다. 외교부가 지난 3일 “여러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라며 ‘즉각 귀임’을 지시한 지 14일 만이었다. A씨는 무보직 상태로 본부 근무 발령을 받았으며, 일단 방역 규정에 따라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외교부는 형사사법공조조약·범죄인인도조약 등 공식적인 사법절차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가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 응하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아직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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