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이 서울시에 대한 감사에 나서달라며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7개 단체는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대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뤄진 것은 서울시청의 조직적 은폐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샤워 후 속옷 정리’, ‘혈압 재기’, ‘주말에 함께 운동하기’ 등 업무 중 상당한 사적 노무를 요구받았다고도 증언했다. 이는 서울특별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언제, 어떻게 인지했는지, 피해구제 및 가해자 징계,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왜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이 준수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감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고, 피해자 위축을 막기 위해 반드시 성폭력 전문가와 함께 감사를 진행할 것도 감사원에 요청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 6층 비서실 직원들의 업무용 휴대전화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고, 서울시 직원이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사실, 피해자의 호소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 사적 노무를 요구한 사실 등의 법령 위반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19세 이상 시민 300명 이상의 청구인 연명부를 첨부해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560명의 시민으로부터 연대서명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신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감사청구인단을 모집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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