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의사 가운을 벗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이나 수련기관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이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학의원 본관 앞에서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 50여명이 의사 가운을 탈의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는 약 500여명으로, 이번 파업에 약 80%가량 참여한다. 응급, 중환자, 분만, 투석 등 필수 의료 업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업무는 제외된다.
전공의들은 담화문에서 “저희는 의료정책의 결정 과정에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10년간 의무 복무를 조건으로 한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을 막무가내로 얘기하지만 정말 의사 수가 부족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들은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며 “정부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손을 내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인 김중엽 전공의는 “정부가 의료계를 기만해 말만 바꾸는 모습을 보여왔으므로 신뢰하기 어렵다”며 “원점에서 의료계와 전면 재논의한다면 언제든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임의 역시 파업에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전임의협의회는 내일부터 차례로 단체행동을 시작해 26일에는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전임의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병원에서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 펠로 등을 말한다.
예비 의사들인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은 국가의사시험 거부, 동맹 휴학 등으로 의사 표시를 진행 중이다. 국시 거부로 인해 내년 초 3000여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의사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서는 수도권 상황이 안정된 이후 의료계와 논의를 하며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번 달까지 교육부에 통보해야 하는 의대 정원 규모도 보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