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캐묻는 야당 의원을 향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세요”라며 역정을 냈다. 유독 아들 관련 의혹 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추 장관이 또 다시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추 장관은 ‘검언유착’(검찰과 언론의 유착)이나 ‘장관 흔들기’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여당 의원까지 나서서 추 장관에게 답변을 신중히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 당시 추 장관이 “아들이 입대 후 무릎이 아파 병가를 얻어 수술했다”고 발언한 영상을 재생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병무청으로부터 2016년 7월∼2020년 6월 카투사 4000명에 대한 기록을 받았는데, (추 장관 아들 성씨인) 서씨 중에 진료 목적으로 휴가를 간 사람 4명은 2017년 6월25일 이후여서 추 장관 아들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군대 미복귀 시점인 2017년 6월25일 이전인데, 병가 기록이 전혀 없다”면서 “청문회 때 장관이 위증을 한 건가, 아니면 병무청과 국방부가 자료를 은폐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아마 의원님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자료를 구할 수 없어 외곽을 통해 추정하는 것 같다”며 “검찰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은 현재 서울동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전 의원이 다시 “수사를 하라, 이것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마찬가지로 (수사)지휘권 발동을 하라”고 따지자 추 장관은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받아쳤다.
전 의원과 추 장관의 언쟁을 지켜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장관 본인이 아무리 억울해도, 자꾸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고 하면 일선 검사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답변을 신중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소 의원은 고검장 출신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27일 법사위에서도 아들 의혹을 지적하는 통합당 윤한홍 의원에게 “소설을 쓰시네”라고 했다 언쟁으로 번지는 등 아들 의혹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통합당 의원들은 추 장관이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였음에도 아들 의혹을 꾸준히 물고 늘어졌다. 통합당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의혹을 폭로한 당시 당직사병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검찰이 이 사람만 조사하면 끝나는데 왜 안되나”라고 질의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검찰 수사 지연을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이라며 “이게 검언유착이 아닌가, 장관 흔들기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조 의원은 추 장관에게 “소설을 쓰시네”란 발언에 유감을 표명할 계획이 있냐고도 물었는데, 장관은 “질의 자체가 인신공격이었다”는 말로 그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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