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을 빌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28일 2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한 달 내 20만명 이상 동의'라는 국민청원 공식 답변 요건을 채운 것으로,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는 답변에 나서야 한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22만 70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인은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원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함께 세금 정책, 인사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7가지 조언으로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신하를 가려쓰시옵소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을 적었다.
한편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청원인은 자신을 30대 후반의 직장인이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소개했다.
이 청원인은 해당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제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것이 제 꿈"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청원은 지난 12일 작성됐다가 청와대 청원 공개 과정을 걸쳐 글 게시 15일만인 지난 27일 오후에 공개됐다. 그전까지는 글 작성 당시 부여된 인터넷 주소(URL)을 통해서만 검색해 서명 동참이 가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일부러 비공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청원 공개를 위한 통상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을 받은 청원 글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절차를 거쳐 공개 여부를 판가름하는데, 해당 청원도 절차를 밟았다는 취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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