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가 보석 취소로 석방 140일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된 가운데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가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씨는 전 목사와 함께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인물이다.
8일 엄마부대에 따르면 주씨는 전날(7일) 서울 성북구 교회 인근 사택을 찾아 구치소로 향하는 전 목사를 배웅했다. 그는 현장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주옥순TV 엄마방송’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전광훈 목사”라며 “전 목사가 가장 두려운 존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을 빙자해 제압하려고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아무 사심도 없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한 전광훈 목사가 뭐가 잘못됐냐”며 “민심이 천심 아니냐. 민심이 폭발했는데 이런 상황을 문재인 정부가 계속 외면한다면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씨는 이어 “고상하고 멋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많지만, 시대적으로 그런 목사가 필요하냐”면서 “이분을 이단이라고 몰아가는 대한민국 기독교 목사들은 다 썩어빠질 X들”이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또 “기독교는 공산주의와 함께할 수 없으니 나가서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용기 있는 목사가 누가 있냐”면서 “오로지 광야에서 전광훈 목사 혼자 성도들과 못난 목사들의 짐을 짊어지고 싸워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경찰이 전 목사를 연행해 사택을 나설 땐 눈물을 흘리며 배웅하기도 했다. 전 목사를 태운 차량이 떠나자 “문재인 대통령 말 한마디로 재구속이 됐다”면서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국민을 제압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취재진들에게 “대통령의 명령 한마디로 사람을 구속한다면 이것은 국가라고 볼 수 없다”며 “(보석 취소 결정에) 당연히 항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선 “사랑제일교회는 방역을 방해한 적이 없다. 언론에서 내가 방역을 안 지켰다고 하니 재구속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인들을 교회에서 자진퇴소 시켰고, 신도 명단도 제출했다. 방역과 관련해서는 성북구보건소에 문의하라”고 덧붙였다. 명단에서 누락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교회에 나오지 않는 신도들이 포함돼 발생한 오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오는 10월 개천절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서는 “제가 하는 게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전 목사는 발언을 마친 뒤 즉시 검은색 호송차에 올라 구치소로 향했다. 전 목사 지지자들은 “힘내십시오” 등을 외치며 전 목사를 응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검찰 신청을 받아들여 광복절 대규모 서울 도심 집회를 주도한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 또한 법원에 납입한 보석보증금 5000만원 중 3000만원을 ‘몰취’한다고 밝혔다. 몰취란 몰수해서 국고에 귀속시킨다는 뜻이다.
이번 결정을 두고 정부·여당과 ‘친문(친문재인)’ 성향 시민단체에선 “종교의 자유보다 국민의 생명·안전이 우선”이라며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개신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대면 예배 자제 등 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나진희 기자 na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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