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인기 동영상 앱 틱톡과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간 합의가 매우 근접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 협상 타결에 근접했다고 들었고, 우리가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후원자로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앨리슨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앨리슨을 매우 존경한다”면서 “그는 오랫동안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간 합의에 비교적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으나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상태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회의를 이날 개최해 틱톡 문제를 논의했다. 이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를 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WSJ이 전했다. CFIUS 공동 의장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다.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 인수에 나설 때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대표적인 친 트럼프 기업으로 분류되는 오라클이 최종 협상 대상자로 남은 뒤에는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간 협상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오라클과 기술 협력 파트너 관계를 체결하고, 미국에서 틱톡 운영에 관한 기술을 받으려 한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특히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오라클에 매각하지 않고, 여전히 지배 주주로 남아 있으면서 오라클이 이 회사에 투자해 소수 주주가 될 것을 요구했다고 WSJ이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앞으로 틱톡이 미국에서 2만 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제안도 했다. 11·3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틱톡 운영에 따른 세수 증가에 깊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WSJ이 지적했다.
중국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16일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미국 정부가 제기한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해 틱톡 미국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미국에 보관하고, 기술 협력 파트너인 오라클에 그 운영을 맡기겠다고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 독립 이사를 틱톡 이사회에 참가하게 하고, 미국 측 협력사인 오라클과 함께 월마트에도 소수 지분을 주기로 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간 협상은 9월 20일이 최종 시한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사진=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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