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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에 책임 물어야” vs 시진핑 “코로나19 정치화 말라”

입력 : 2020-09-23 19:03:48 수정 : 2020-09-23 2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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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서 책임론 놓고 G2 격돌
習 “백신, 개도국 우선 공급할 것”
트럼프, 이례적으로 北 언급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로 지칭하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고, 시 주석은 “정치화하지 말라”며 맞받아쳤다. 이날 총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 1명만 참석하고, 정상들은 영상 메시지로 대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연사로 나서 “세계 188개국이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며 “발생 초기 중국은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도 해외 항공편을 허용해 세계를 감염시켰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심지어 국내 비행을 취소하고 시민들을 집에 가두면서도 중국에 대한 나의 여행금지(조치)를 비난했다”며 “중국 정부가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 대 인간 감염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 유엔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 협력을 강조하면서 코로나19의 정치화를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또 (중국을 상대로 한 책임론에 대한) 오명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중국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중국의 백신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중국은 국제적인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적극 투신했다.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우선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서, 패권이나 세력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냉전이나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경제와 무역, 국방·안보, 외교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충돌 상황을 맞고 있는 미·중 관계에 소통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도중에 벌어지는 갈등의 유일한 승자는 바이러스 그 자체”라고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美·中, 유엔 화상 총회서 코로나 책임 설전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사전 녹화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설 장면이 회의장 모니터를 통해 나오는 사진 2장을 이어붙인 모습. 두 정상은 직접 대면하지 않았지만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유엔 역사상 최초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뉴욕=AFP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재임 중 네번째 유엔총회 연설에 나섰지만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대선이 6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꾀하기보다는 미사일 도발 등 ‘북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대이란 제재 부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관계정상화 협정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측면도 있다.

 

베이징·워싱턴=이우승·정재영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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