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과 환경문제로 가동조차 못 한 영주댐의 담수 방류 결정을 놓고 지역 반발이 거세다. 환경부는 “물을 계속 담아둘 경우 녹조가 심해져 방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에선 “주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일부 주민 사이에선 환경부가 담수를 바닥까지 방류한 다음 댐을 철거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7일 영주시에 따르면 영주댐은 생활·공업·농업용수 공급과 홍수 통제를 위한 다목적댐이다. 평은면 용혈리 일원 내성천 일원에 1조1030억원을 들여 2009년 착공해 2016년 준공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안전성과 환경오염 논란 등으로 4년째 가동조차 못 했다.
특히 영주댐은 녹조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 시민단체는 지난 8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을 직무유기·업무방해·환경 관련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안전성·발전성능·환경변화 문제를 높은 수위 상태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지난해 9월 영주댐 담수에 들어갔다. 평가 시점은 담수 1년 후로 잡았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달 21일 영주댐협의체 소위원회 회의를 열어 평가 대신 시험 담수 방류를 결정했다. 방류 시점은 오는 15일로 가닥 잡았다.
구체적 방류 기준은 전날 영주댐협의체 소위원회 회의에서 나왔다. 담수 방류량을 하루 1m 이하로 제한한 초당 50t의 물을 최대 80일까지 내보낸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영호 영주시의회 의장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여명은 이날 소위원회 회의장을 찾아 담수 방류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담수 방류는 영주댐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영주댐 본래의 기능을 세 가지로 들었다.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하천유지 용수공급과 하류 하천 홍수피해 경감 및 안정적인 용수공급, 수력발전을 통한 청정에너지 생산이다. 하지만 담수를 방류하게 되면 댐 본래의 목적을 잃기 때문에 영주댐은 무용지물에 세금 낭비라고 주장했다.
영주시 역시 영주댐을 방류하면 각종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농번기 농업용수 적기공급 불가 등 가뭄 대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2개의 취수탑에서 용수공급이 가능한 최소 수위인 149m를 유지해 달라고 환경부에 요구하고 있다.
영주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피해와 문제는 전적으로 중앙정부(환경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과 댐 주변 지역 경관 유지 등을 위해 중앙정부 또는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영주=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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