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40대 중학교 교사가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교사는 수업 때 이슬람교 창시자인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보여줬다 이슬람계 학부모 등의 반발을 샀고, 결국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체첸 출신 10대 난민 청년으로 밝혀졌다.
17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 학교 인근 거리에서 중학교 역사교사 사뮤엘 프티(47)가 참수된 채 발견됐다. 프티는 이달 초 12∼14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론의 자유에 관해 수업하던 중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보여줬다고 한다. 이에 몇몇 학부모가 불만을 나타냈고, 한 여학생의 부친은 프티의 해고 등을 촉구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다. 해당 여학생과 부친은 프티를 고소했고, 프티는 명예훼손으로 맞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PNAT) 장 프랑수아 리카르 검사는 해당 여학생의 부친이 프티의 이름과 학교 주소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고, 며칠 뒤 이번 참극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여학생 부친은 SNS에 올린 동영상에서 이슬람교와 선지자 무함마드가 해당 학교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검찰은 프티를 살해한 이가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체첸 출신 청년 압둘라 A(18)라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에 난민 신분으로 머물러 온 것으로 조사됐다. 압둘라는 사건 당일 오후 학교 근처에서 누가 프티인지 학생들에게 묻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그의 휴대전화에서 프티의 사진과 함께 살인을 인정하는 메시지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압둘라를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했는데, 그가 달아나던 중 흉기를 내려놓으라는 명령에 불응하고 저항하자 9발의 총탄을 발포해 사살했다. 압둘라는 경찰에게도 총을 쐈다고 한다.
압둘라는 칼과 공기총, 탄창 5통 등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만 압둘라가 해당 학교나 학생, 또는 학부모와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온라인 캠페인에 자극받아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압둘라는 프랑스 정부의 ‘주의’ 대상에 오르지 않았던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프티의 신상을 공개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프티의 해고를 요구하다가 함께 있던 친구와 체포됐다. 리카르 검사는 “프랑스가 직면하고 있는 매우 위험한 수준의 테러리스트 위협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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