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성 착취물 수집·판매로 수천만원 이득…10대들에 실형

법원 “잘못된 성 인식 확대·재생산으로 사회에 해악…어른들 책임도 있어”

세계일보 자료사진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대량 수집한 뒤에 이를 돈 받고 팔아 수천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10대 고교생들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16)군에게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3년6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아울러 B(16)군에게는 징역 장기 2년6월에 단기 2년, C(16)군과 D(16)군에게도 각각 장기 1년6월에 단기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범행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된 E(16)군은 소년부로의 송치가 결정되면서,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됐다.

중학교 동창인 A군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텔레그램에서 유포된 성 착취물을 대량으로 수집한 뒤, 영상 개수에 따라 일반방, 고액방, 최상위방으로 등급을 나눠 돈을 받고 해당 영상을 팔았다. 이렇게 챙긴 범죄 수익은 35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잘못된 성 인식을 확대·재생산하는 등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심각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수의 어른이 만들고 퍼뜨려놓은 그릇된 성 인식이 아직 중학생으로서 사리분별력이 부족한 피고인들의 행동에 큰 해악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범행에 이르게 된 데는 어른들 책임도 있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