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일 더불어민주당이 당헌을 뒤집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결정한 것에 대해 "성범죄 2차·3차 가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보궐선거 비용을 민주당이 부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정직성을 상실했다"며 "당헌·당규에 정해 놓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당원들 투표만 갖고 뒤집는 게 온당한가"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대위 회의장 뒷걸개에 '후보 내지 말아야죠-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라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전임 군수의 비위로 치러진 2015년 경남 고성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한 문재인 당시 대표의 발언을 소환, 민주당 스스로 이른바 '문재인 당헌'을 뒤집었다고 풍자한 것이다.
김미애 비대위원은 "본인이 직접 공표했고 앞장서서 마련한 당헌의 뜻을 민주당이 철저히 부정하는 데 대해 말씀해달라"고, 성일종 비대위원도 "내년 '성범죄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 "애당초 '문재인 당헌'을 안 믿었다"며 "바꾸는 김에 당명도 '한입 두말당'으로 바꾸는 게 어떠냐"라고 적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보궐선거 비용 838억원을 민주당이 내야 한다. 아니면 가압류와 구상권 청구가 불가피하다"면서 시당 차원에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의 후보공천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하고 있으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민주당의 전당원투표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에 86%의 압도적인 찬성이 나온 것을 두고도 비판을 쏟아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피해 여성들에 대한 3차 가해를 민주당 이름으로 86%나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출신 서울·부산시장의 성폭력이 1차 가해, 지지자들의 피해자 공격이 2차 가해, 당헌 개정으로 후보를 내면 3차 가해"라고 한 뒤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하면 4차 가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에서 "민주당이 머리만 파묻으면 자기가 안 보일 것으로 생각하는 머리 나쁜 타조처럼 당원 속에 숨었다"고 비유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여성의원 20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모습은 무책임과 몰염치의 결정판"이라며 "공천은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임을 경고하고, 무공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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