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장기미제사건으로 기록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57)를 증인신문한 박준영 변호사가 “증언 내용 중 사실과 거짓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어제 4시간가량 이춘재를 증인신문했다”며 “어제 증언 내용을 토대로 증언 직후부터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며 “이춘재의 어제 증언 내용을 가지고 여러 가지 분석이 있다. 증언 내용 중 사실과 거짓을 구분해야 하고, 사실도 어떤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춘재는 지난 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희생자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을 저지를 때 피해자들의 고통을 상상해본 적 있냐는 물음에는 “생각해본 적 없다”면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서는 “그냥 영화로만 봤고, 별 느낌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 변호사는 “증언한 내용에 대한 녹취문이 나온다”며 “다시 살펴보면서 증언의 의미를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겠다. 저는 질문을 직접 했고, 답변하는 태도도 함께 봤다”고 말했다. 그는 성급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려 언론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꼼꼼히 정리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답답한 부분도 있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며 “한편으로는 그의 증언에 담긴 속내를 나름 예측할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때 가석방을 기대하며 26년 동안 별 문제없이 수감생활을 해온 사람”이라며 “어제 증언도 그가 뭘 기대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사람을 그렇게 간단히 규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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