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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바이든도 “내가 이겼다”… 美 대선 혼전 [2020 미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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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04 22:28:28 수정 : 2020-11-04 23: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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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모든 표 개표 해봐야”
트럼프 “민주, 선거 훔치려 해”
승복 없는 법정공방 가능성
심각한 선거 후유증 우려 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대선 개표 도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역시 승리를 자신하는 기습 연설을 했다.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서 미 대선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고, 치열한 선거전 속에 반쪽으로 갈라진 미국은 심각한 선거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미 전역에서 투표가 끝나고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격전지에서 초접전이 펼쳐지자 바이든 후보는 이날 0시40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야외무대에서 “우리는 대선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개표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결과를 대선 다음 날 오전이나 이후까지 알 수 없을 수도 있다”면서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스트벨트(동북부 공업지대)’ 3개주의 개표 결과에 낙관적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연설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크게 이겼다”며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오전 2시20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또다시 “우리는 모든 것에서 이겼다”며 사실상 승리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엄청나게 이기고 있다고 하는 등 주요 지역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선거를 “국민에 대한 사기 선거”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모든 투표를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소송전을 예고했다. 승리 선언을 하면서 이번 선거가 사기라고 주장하는 아이로니컬한 발언을 한 것이다. AFP통신은 대선일 이후 선거관리위원회가 합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편투표의 개표 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부 경합주를 중심으로 아직 집계가 진행 중이고,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격전지의 우편투표 개표도 남은 상황에서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극심한 공방이 예상된다. 펜실베이니아는 오는 6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는 오는 12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유효하다.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4일 오후 10시30분)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전국 득표에서 6905만1289표를 얻어, 6676만6293표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28만4996표 앞서 있다. 하지만 미 대선은 승자가 주별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이다.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70명을 확보하면 승리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각각 213명과 238명을 확보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6개 경합주 중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에서 승리한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를 24년 만에 탈환하는 등 이번에도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양상들이 펼쳐지고 있다. 미 언론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개표가 모두 끝나야 당선자를 확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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