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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문턱’ 낮춘 분”…홀트아동복지회, 故 송재호 추모

입력 : 2020-11-09 13:55:26 수정 : 2020-11-09 13: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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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최근까지 홍보대사 활동 열중
“출산 아닌 방법으로 새 가족과 만나는 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우 고 송재호씨의 빈소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출산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만나는 것, 그래도 가족이 되기에 전혀 다름이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알고 있는 ‘입양’의 의미이다.”

 

지난 7일 83세를 일기로 타계한 배우 송재호씨가 생전에 남긴 말이다. 고인을 그냥 ‘가족의 정을 다룬 드라마에서 인자한 아버지 역할을 주로 맡은 연기자’로만 알고 있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실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조금은 낯선 ‘입양’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선 활동가이기도 하다.

 

홀트아동복지회는 9일 송씨를 추모하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송씨는 지난 2007년 4월 홀트아동복지회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래 숙환으로 활동을 중단할 때까지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에 함께했다고 한다.

 

추모 보도자료에서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양가족 사진, 동영상 공모전 심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활동에 힘을 보태주셨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홀트아동복지회 전 직원은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과 이웃들을 위해 함께 힘써주신 고 송재호 홍보대사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10년 제5회 ‘입양의날’(5월 11일)을 맞아 한국 사회의 입양 문화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가 된 계기를 설명하며 그는 “나 역시 평소 입양에 대한 큰 관심이 있어서, 혹은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저 따뜻함을 나누는 사랑의 통로가 되고 싶었고, 그것이 어떤 분야이든 관심을 가져보자는 마음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배우 고 송재호씨의 모습. 한국홀트아동복지회
 

“이렇게 해서 나는 자연스럽게 입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더 큰 관심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아동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울타리 속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자랄 수 있기를 소망 합니다’라는 단순하고, 당연해 보이는 이 일을 위해 그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송재호씨)

 

고인은 후배 연기자로서 입양을 통해 사랑을 실천한 차인표, 신애라씨 부부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입양 문화는 이제 그리 어렵거나 특별한 일이 아닌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많은 입양 가정들이 스스로의 입양 사실을 공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입양을 고민하는 이들을 향해 고인은 “용기 내어 실천한다면 그간의 많은 고민과 갈등을 무색하게 하며 그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선물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입양”이라며 “이제 당신 또한 그 가족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권유했다.

 

고인은 1959년 KBS 부산방송총국 성우로 데뷔한 이래 1964년 영화 ‘학사주점’ 출연을 통해 영화로 전향했다. 1968년에는 KBS 특채 탤런트로 선발돼 이후 스크린과 안방 극장을 넘나들며 200편이 넘는 작품에서 폭 넓은 연기를 펼쳤다. 대표작으로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 드라마 ‘보통사람들’(1982∼1984), ‘부모님 전상서’(2004∼2005) 등이 꼽힌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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