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내 최대 규모 노조인 대한항공노동조합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항공업 노동자의 절대 고용 안정을 전제로 한 이번 인수 결정을 존중한다”고 17일 밝혔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노동자를 배제한 인수 결정이라며 반발했으나, 조종사를 제외한 직원 약 1만2000명이 속한 대한항공노조는 인수에 일단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대한항공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인수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운송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적항공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존재가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결정임을 충분히 공감한다”며 “항공업 노동자의 고용 유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부와 양 회사 경영진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인해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 항공업 노동자의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국민과 노동자를 상대로 한 고용안정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노조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구성된 이른바 ‘3자연합’을 향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대한항공노조는 “항공업 노동자들의 최우선 과제는 채권자와 주주 권익 보호가 아닌 고용안정”이라며 “(3자연합의) 간섭은 분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자연합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거듭 고용안정이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용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노조는 어떠한 투쟁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를 비롯해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양사 5개 노조는 전날 “노동자를 배제한 인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인수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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